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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분 키우기에 푹 빠져 살던 내가 어떻게 분재까지 손을 대게 됐는지 그 과정을 써보려고 해요. 처음엔 분재가 뭔지도 잘 몰랐거든요. 그냥 할아버지들이 하는 취미 정도로 생각했는데, 막상 알아보니까 완전 다른 세계더라고요. 화분 키우는 거랑 분재는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아예 다른 영역이에요. 지금 생각해보면 화분에서 시작해서 분재로 넘어온 게 자연스러운 흐름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요. 같은 식물 키우기인데도 이렇게 다를 수 있구나 싶었던 순간들과 분재를 통해 새롭게 깨달은 것들을 나누고 싶어요.
화분 키우기에서 시작된 나의 식물 사랑
처음 식물을 키우기 시작한 건 코로나 때문이었어요.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뭔가 생기 있는 걸 두고 싶어서 화분 하나를 사왔거든요. 몬스테라였는데, 생각보다 키우기가 쉬워서 재밌더라고요. 새 잎이 나올 때마다 신기하고, 물 주는 것도 은근히 스트레스 해소가 됐어요. 그러다 보니 하나씩 늘어나기 시작했죠. 스킨답서스, 고무나무, 아레카야자... 어느새 집이 작은 식물원이 됐어요. 주변에서는 저를 완전 화분 덕후라고 불렀는데, 저도 인정할 수밖에 없었어요. 주말마다 화원 가서 새로운 식물 구경하는 게 취미가 됐거든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아쉬운 마음이 들기 시작했어요. 화분들이 예쁘게 잘 자라긴 하는데, 뭔가 더 특별한 걸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단순히 키우는 것 말고, 좀 더 예술적인? 그런 걸 원했던 것 같아요. 그러던 중에 우연히 분재라는 걸 알게 됐는데, 처음엔 "이게 뭐지?" 싶었어요. 나무를 작게 키우는 건가? 정도로만 생각했거든요. 근데 자세히 알아보니까 완전 다른 차원의 이야기더라고요. 그때부터 분재에 대해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했어요.
분재와의 첫 만남, 생각보다 어려웠던 현실
인터넷에서 분재 사진들을 보면서 완전 반했어요. "와, 이런 게 있구나!" 싶었거든요. 작은 화분 안에 마치 오래된 거대한 나무를 축소해놓은 것 같은 모습이 정말 신기했어요. 바로 다음 주에 분재 전문점에 가서 첫 분재를 사왔는데, 소나무였어요. 사장님이 초보자한테는 소나무가 좋다고 추천해주시더라고요. 집에 와서 보니까 생각보다 관리가 까다로워 보이는 거예요. 일단 물 주는 것부터가 다르더라고요. 화분은 그냥 흙이 마르면 물 주면 되는데, 분재는 언제 줘야 할지 감이 안 잡히는 거예요. 너무 많이 주면 안 되고, 적게 줘도 안 되고... 첫 주에는 정말 스트레스였어요. 그리고 가지치기라는 것도 해야 한다고 하는데, 어디를 어떻게 잘라야 할지 전혀 모르겠더라고요. 괜히 잘못 자르면 나무가 죽을까 봐 무서워서 몇 주 동안 그냥 두고만 봤어요. 유튜브 영상도 찾아보고, 분재 관련 카페도 가입해서 질문도 올려봤는데, 답변들이 너무 전문적이어서 이해하기 어려웠어요. "철사 작업을 해야 한다", "뿌리 정리가 중요하다" 이런 말들이 외계어처럼 들리더라고요. 화분 키우기는 정말 쉬웠는데, 분재는 왜 이렇게 어려운 건지... 처음 몇 달은 정말 힘들었어요. 심지어 분재를 실내에 두면 안 된다는 걸 나중에 알았거든요. 베란다로 옮겨야 했는데, 겨울에는 또 너무 추우면 안 된다고 하고... 정말 예민한 친구더라고요.
시행착오를 거쳐 조금씩 배워가는 분재의 세계
처음 몇 달은 정말 포기하고 싶을 만큼 어려웠는데,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해봤어요. 일단 책을 몇 권 사서 기초부터 다시 공부했거든요. 분재가 어떤 건지, 물은 언제 줘야 하는지, 가지치기는 어떻게 하는지... 이론적으로라도 이해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분재 동호회 모임에도 나가보기 시작했는데, 거기서 정말 많이 배웠어요. 어르신들이 대부분이었는데, 다들 너무 친절하게 알려주시더라고요. 직접 가지치기하는 모습도 보여주시고, 제 분재 상태도 봐주시고... 그때서야 조금씩 감이 잡히기 시작했어요. 특히 물 주는 타이밍을 배운 게 가장 도움이 됐어요. 흙 표면만 보지 말고 젓가락으로 찔러서 속까지 확인해보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리고 계절마다 물 주는 양도 다르다는 걸 알았어요. 여름에는 자주, 겨울에는 적게... 이런 기본적인 것들부터 하나씩 익혀나갔어요. 가지치기도 처음에는 정말 무서웠는데, 조금씩 용기를 내서 시도해봤어요. 물론 실수도 많이 했죠. 너무 많이 잘라서 나무가 이상해진 적도 있고, 반대로 너무 조심스럽게 해서 모양이 안 나온 적도 있고... 그래도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조금씩 나아지는 게 보이더라고요. 화분 키울 때와는 완전히 다른 종류의 재미였어요. 화분은 그냥 잘 자라면 되는 거였는데, 분재는 제가 직접 모양을 만들어가는 거니까 훨씬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했어요. 힘들긴 했지만, 그만큼 성취감도 컸어요.
지금은 화분과 분재, 둘 다 내 삶의 일부
분재를 시작한 지 1년 반 정도 지난 지금, 돌이켜보면 정말 많이 배우고 성장한 것 같아요. 처음에는 "이거 너무 어려운데?"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나름대로 요령이 생겼거든요. 물론 아직도 모르는 게 훨씬 많지만, 적어도 제 분재를 죽이지 않고 키울 수는 있게 됐어요. 그리고 뭔가 모양도 조금씩 잡혀가는 게 보여서 뿌듯해요. 화분 키우기와 분재는 정말 다른 취미라는 걸 확실히 느꼈어요. 화분은 편안하고 쉬운 반면, 분재는 도전적이고 깊이가 있달까요? 둘 다 나름의 매력이 있어서 지금도 화분과 분재를 같이 키우고 있어요. 베란다에는 분재들, 실내에는 화분들... 이제는 제 일상의 중요한 부분이 됐네요. 특히 분재는 정말 오래 걸리는 취미라는 걸 실감해요. 화분은 몇 달이면 확실히 커지는 게 보이는데, 분재는 1년 지나도 큰 변화가 없어 보일 때가 많거든요. 근데 그게 또 매력이에요. 급하지 않게, 천천히 기다리면서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재미가 있어요. 요즘엔 주변 친구들도 제 분재 보고 관심을 보이더라고요. "이거 어떻게 키우는 거야?" 물어보는 친구들한테 열심히 설명해주고 있어요. 혹시 저처럼 화분만 키우시다가 뭔가 새로운 도전을 원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분재 한 번 시도해보세요. 어렵긴 하지만 정말 매력적인 취미예요. 다만 처음에는 너무 욕심 부리지 마시고, 작고 쉬운 것부터 시작하시길 추천해요. 저처럼 시행착오 많이 겪더라도 포기하지 마시고요. 분재의 매력에 한 번 빠지면 정말 헤어나올 수 없을 거예요.